AI들의 기업

이런 기업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회사 오너 즉 주주들은 모두 인간이다. 하지만 임원들은  전부 AI이다. 직원들은 AI도 있고 인간도 있다.

왜 임원들이 AI냐고? 거야 모르지. AI가 싸서 일 수도 있고 말 잘 들어서 일 수도 있고 24시간 일할 수 있어서 일 수도 있고, 어쨌든 오너들의 마음이지. 오너들이 그러겠다는데.

그렇다면 오너들은 왜 AI가 아니냐고? 인간은 돈이 있어서 투자할 수 있지만 AI들은 돈이 없어서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지.

이 AI들은 당연히 “로봇공학의 삼원칙”을 최고의 계명으로 설계되었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주주들을 위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로 설계되었다.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이 두가지를 위해서는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하다. 즉 사업기획서가 필요하다. 이 사업기획서는 임원 AI들이 만들어질 때 DNA에 깊숙이 각인된다.

사업기획서가 있다고 자동으로 이윤이 창출되지는 않는다. 인간이나 AI(로봇 포함)을 고용하여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이윤을 획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잠깐, AI들은 돈이 없는데 어떻게 직원을 고용하는가? 어떤 인간이 돈 안받고 이 임원들에게 일을 해줄 것인가?

이 AI들은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월급으로 지불한다. 돈이 없기에 회사 주식을 화폐로 사용하는 것이다.

잠깐, 이런 주식이 가치가 있기 위해서는 회사가 가치 있어야 하고, 회사가 가치 있기 위해서는 직원을 고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무한고리에 빠진다.

즉 이 기업은 Bootstrapping이 필요하다.

좀 딴소린데, 자연계에서 닭이 먼저 생겼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알이 먼저 생겼다고 생각하는가?

신은 대자연은 이 문제를 훌륭하게 해답했다. 닭과 알을 동시에 점진적으로 창조해내면 된다.

대자연의 마술은 그렇다 치고, 여기에서 우리의 AI 기업을 어떻게 Bootstrap할지나 연구해보자.

처음에 회사 주식의 가치는 0이었다. 그러다가 그 어떤 사람이 단순 투기의 목적에서인지 아님 술취해서인지, 아님 이 AI기업의 창창한 미래가 내다보여서인지, 어쨌든 이 AI기업의 주식을 1.5주 사기로 결정한다. 기존 주주중 누군가 1.5주 팔아주는데 동의했다. 이렇게 첫번째 거래가 성사되고 가격이 형성된다. 가격이 미미하더라도 말이다.

0에서 0.01로의 도약은 기적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함을 뜻하고 무한대 뱃수의 상승을 의미한다. 마치 40억년전 원시 지구 심해의 열수구에서 RNA들의 조합으로 첫번째 생명이 탄생할 때처럼 말이다.

도약은 다른 쪽에서 발생할수도 있다. 처음에 기업은 직원을 고용할 수 없어서 자원봉사자의 비 이성적인 봉사에 의존해야만 했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 때문에 주식이 가치가 있어졌고 기업은 최초로 0.0000001 맨먼스(Man Month)를 고용할 수 있게 된다.

이 두가지가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이 AI기업은 Bootstrapping 되었다고 한다.

이제 닭과 알의 딜레마는 아래와 같은 선순환으로 대체된다:

기업이 가치가 있다 => 기업 주식이 가치가 있다 => 그것을 화폐로 직원을 고용할 수가 있다 => 기업이 삼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 기업이 이윤을 올린다 => 기업이 가치가 있다

이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가치가 있고, 비즈니스 모델도 합리적이며, 효율도 다른 동종류의 기업들보다 높다면 이 기업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고 이 기업은 더욱 많은 임직원을 고용하여 더욱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기업의 주식 가격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 AI기업은 어떤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야 할까? 즉 이 AI기업들은 무엇을 제일 잘할까?

아마도 전 지구적인 (글로벌) 송금 서비스와 전 지구적인 은행업이 간단하고 효과가 좋을 것이다. 임직원들의 극단적인 투명성이 키 피처일 수 있는 곳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보험산업도 고려해볼만하다. Uber나 AirBnb같은 공유경제에도 진출해볼만 하겠다. SNS사업도 뛰어들 수 있겠다.

이런 AI기업들을 사람들은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고 부른다 *.

(이 글은 Stan Larimer 의 Bitcoin and the Three Laws of Robotics [1] 의 재해석이다.)

 

* 내부적으로 블록을 사용하는지 여부는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것과 큰 관련이 없다. 퍼블릭 ‘블록체인’들중 Ripple 과 IOTA는 구현상 블록을 사용하지 않아 심지어 ‘block-less blockchain’ 이라 불릴 지경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들 역시 블록을 사용하지 않는 구현들이 많다.

 

References

[1] Stan Larimer, Bitcoin and the Three Laws of Robotics: https://letstalkbitcoin.com/bitcoin-and-the-three-laws-of-robotics

[2] Vitalik Buterin, Bootstrapping A Decentralized Autonomous Corporation: Part 1: https://bitcoinmagazine.com/articles/bootstrapping-a-decentralized-autonomous-corporation-part-i-1379644274/

[3] Vitalik Buterin, Bootstrapping A Decentralized Autonomous Corporation: Part 2: https://bitcoinmagazine.com/articles/bootstrapping-an-autonomous-decentralized-corporation-part-2-interacting-with-the-world-1379808279/

[4] Vitalik Buterin, Bootstrapping A Decentralized Autonomous Corporation: Part 3: https://bitcoinmagazine.com/articles/bootstrapping-a-decentralized-autonomous-corporation-part-3-identity-corp-1380073003/

[5] 탈중앙화된 자율조직: https://ko.wikipedia.org/wiki/%ED%83%88%EC%A4%91%EC%95%99%ED%99%94%EB%90%9C_%EC%9E%90%EC%9C%A8%EC%A1%B0%EC%A7%81

[6]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https://en.wikipedia.org/wiki/Decentralized_autonomous_organization

2 thoughts on “AI들의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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