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승리》 독서필기

마침내 자동차가 엘리베이터에 승리를 거두자 미국인들 다수가 도시와 자연이 융합된 교외 거주지에 살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는 탁 트인 산등성이와 보호받는 해안 조망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실리콘밸리의 컴퓨터 분야 거물들은 특별한 기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토지 용도 규제로 인해 개발로부터 보호되는 아름다운 배경을 선사하는 지역에 거주한다.

석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까지도 미국 도시들의 하늘을 갈색으로 물들였다.

가정용 난방을 위한 탄소 배출로 인해서 스노 벨트(Snow Belt: 미국 북부와 동북부의 대설 지대)는 온화한 기후의 캘리포니아에 비해서 덜 푸르러 보인다.

캘리포니아 해변 지대는 미국에서 최고의 녹색 지대에 속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가구는 멤피스에 있는 가구에 비해서 탄소 배출량이 60퍼센트 적다.

캘리포니아는 여름철 냉방이나 겨울철 난방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축복받은 기후를 갖고 있다.

성장을 제한함으로써 캘리포니아가 더 푸르게 보일지 몰라도 그런 제한은 미국 전체를 더 갈색으로 만들면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을 늘리고 있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이 녹색 지역에서 개발을 중단시키면 갈색 지역에서 개발이 일어날 것이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주로 산업 분야에서 탄소가 많이 배출된다. 과거 피츠버그나 맨체스터를 뒤덮었던 검은 연기처럼 탄소는 급성장하는 산업 발전의 부산물이다. 지금까지 중국 가정들은 놀라울 정도로 적은 에너지를 사용했다. 워싱턴 D.C. 지역의 일반 가정이 연간 43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베이징의 일반 가정은 3.997톤의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하지만 베이징은 중국에서 손꼽히는 ‘갈색 도시(the brownest place)’ 중 하나이다. 중국의 유전 도시이자 가장 갈색 도시인 다칭(大庆)의 가구당 연간 탄소 배출량은 미국에서 가장 녹색 도시인 샌디에이고의 탄소 배출량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국가 경제가 발전하면서 에어컨이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난방이 등장한다. 미국에서 가장 탄소 배출량이 많은 곳들은 덥고 습하지만 오늘날 중국에서 가장 탄소배출량이 많은 곳들은 추운 곳들이다. 중국은 난방은 하지만 아직까지 냉방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가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의 절반이 개인 교통수단의 사용에서 나오지만 중국에서는 현재 이 양의 10분의 1 정도만 자동차에서 나온다. 중국에서 차량과 에어컨 사용이 비교적 적어 현재 탄소 배출량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점점 더 부유해지는 중국인들이 미국인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사치품 구입을 포기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더군다나 인도에서는 에어컨을 써야 할 명분이 더욱 강한 것 같다.

중국과 인도가 전통적인 농업에 종사하기를 바라고 싶을지도 모르지만 24억에 달하는 사람들을 영원히 피폐한 가난 속에 살게 만드는 것이 기후 변화의 해법은 아니다. 과거 중국과 인도가 농업 사회였을 때 전염병에 걸려 많은 아이들이 숨졌고 굶주렸다. 영원한 가난이란 인간이 최첨단 의학 기술의 도움 없이 다스릴 수 있는 온갖 전염병에 수십억명이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난은 독재 정권을 길러내는 온상이기 때문에 인도와 중국이 가난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전 세계 나머지 나라 사람들은 이웃의 강력한 독재 국가들로 인한 군사적 위험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환경적 위험을 줄이면서 번영과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길이 있다. 무엇보다 이 길을 걷기 위해서는 미국 준교외 지역의 자동차가 아니라 고밀도 도시 생활이 요구된다.

미래 중국이 더 나은 대중교통과 고층 주거 공간을 갖춘 초고밀도 사회가 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더 안전해질 것이다.

그러나 경고 신호들도 나오고 있다. 각각 2,000만 명과 1,7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상하이와 베이징의 혼잡도는 뉴욕 시와 비교하면 10분의 1 정도이고 로스앤젤레스와 비교하면 절반 미만인 광대한 도시들이다. 최근 인도와 중국에서 자동차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매년 30퍼센트씩 자동차 등록 대수가 늘어나는 현상이 몇 년간만 지속되더라도 2020년이 되면 중국 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5억 대에 이를 수 있다.

나도 같은 부류에 속하지만, 오늘날 아시아인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설득하고 있는 에너지에 미친 미국인들은 매우 위선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한 저명한 경제학자는 이런 모습을 보고 “SUV 운전자들의 나라가 자전거 운전자들의 나라에게 모페드(모터 달린 자전거)를 몰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과 같다”라고 꼬집었다. 서양이 지구온난화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도덕적 권위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고밀도 도시는 운전을 줄이고 냉난방을 적게 해도 되는 집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아마도 미래 언젠가 우리는 탄소를 사실상 전혀 배출하지 않고도 운전하고 냉난방을 할 수 있겠지만 그때까지는 아스팔트만큼 푸른 것은 없다. 인류와 지구를 위해서, 도시는 우리를 ‘미래로 인도할 물결(wave of future)’이며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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